2021년 한 해 동안 창업을 하며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으나
올해 군 입대를 하며 그 기억이 서서히 희미해져 갔습니다.
당시 배운 점들과 그 감정들을 잊지 않기 위해,
블로그를 통해 느낀 바를 상기시키고자 합니다.
1편은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yeongjaekong.tistory.com/m/7
새로운 시작
예비창업패키지는 떨어졌지만, 학교에서 지원해주는 DGIST DSA 프로그램을 통해 사무실을 지원받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다른 비즈니스 모델로 사업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대표로 있던 친구가 타지에 있는 지인을 소개하며 같이 창업해보는 건 어떻겠냐고 제안했습니다.
지인분께서도 바로 다음날 먼거리에서 학교까지 찾아오실 정도로 의지가 강하셨고, 사업에 관한 여러 이야기를 나누며 정말 괜찮으신 분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새로운 팀원의 합류와 동시에 기존의 사업 모델이 아닌, 새로운 사업에 관한 얘기도 나왔습니다.
바로 예술 문화 플랫폼 사업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음지에 있던 예술 문화 종사자들을 플랫폼을 통해 사용자와 연결하여 그들 고유의 가치를 알리며 이를 실체화시키자는 사업 모델이었습니다.
폐쇄적인 예술문화 시장에 솔루션을 제공하여 프리랜서 아티스트들과 협업하며 그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자 했습니다.
당시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며 동시에 성장성도 충분하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사업 실현에 있어서도 대표인 친구가 의류 사업 경험이 있었기에 이전보다 훨씬 전문성있게 진행이 구체화되었습니다.
그렇게 저희는 새로운 방향으로 다시 한번 시도해보게 되었습니다.
사업화 자금 유치
추후 수많은 회의를 통해 아이디어는 더욱 명확해졌고 남은 것은 아이디어 실현과 자금 마련이었습니다.
저는 팀의 개발자로서 플랫폼 개발을 위한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동시에 팀원들은 자금 마련을 위해 여러 투자사 및 지원사업을 알아보았습니다.
대구창조혁신센터, DGIST TVA 등과 협력을 맺고 계명대에 자문교수님과 여러 얘기를 나누며 성장을 위한 동력을 준비해나갔습니다.
그 결과 기존에 예창패를 준비하며 썼던 많은 시간들이 헛되지 않았는지, 중소벤처기업부의 청년 창업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초기 자금을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발로 뛴 팀원들에게 👏)
우선적으로 저희는 시제품의 역할인 첫 프로젝트 진행을 하고자 플랫폼에 들어설 양질의 공급자를 찾기 위해 미술관을 직접 발품하며 돌아다녔습니다.
그 과정에서 본인만의 개성이 녹아든 그림이 인상깊은 한 작가님께 연락을 드렸고, 흔쾌히 동의해주신 덕에 계약을 맺고 팀의 첫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갈등
실제 판매를 준비하다보니, 사소한 것들에서 오는 갈등이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먼저 디자인은 취향이다는 문제였습니다.
로고, 마케팅, 프로덕트까지 디자인은 어디에나 필요했고, 매 디자인마다 수많은 피드백들이 오갔습니다.
디자인 부서에서 제작한 초안으로 팀 내에서 수많은 토의를 진행했지만, 각자의 취향이 다르기에 선뜻 결정이 나지 않았습니다. 제 눈엔 예쁜 것이 남의 눈엔 안예쁠수도, 혹은 그 반대일 수도 있다는 것을 몸소 깨달았습니다.
수많은 피드백이 있었지만 마지막은 디자인을 담당하는 팀원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작은 규모의 멤버가 각자의 역할에 대해 진정성 있게 임하기 위해서는
전적으로 맡은 직책에 대한 의사결정의 존중과 책임이 주어져야 한다는 걸 느꼈기 때문입니다.
돌이켜보면 저는 특히 디자인적으로 수정할 부분에 대한 요구 사항을 많이 부탁드렸었는데, 모두가 처음인 스타트업 팀에서 너무 완벽한 퀄리티를 기대하고 나무랐던 점이 각자 맡은 직책에 대한 존중이 부족했지 않았나 싶습니다.
또한 가격 책정에 있어서도 많은 얘기가 오갔습니다. 대표인 친구와 제가 가장 언쟁을 벌였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친구는 예술가의 창작 가치를 고려하여 가격과 퀄리티를 높여 서비스를 프리미엄화 시키는걸 원했습니다.
처음 가격을 낮게 잡으면 소비자들의 반발 심리로 추후 가격을 높이고 싶어도 그러지 못할 것이란 점이 주된 이유였습니다.
저는 이 의견에 동의하지만, 우선적으로 신생 플랫폼이 확장하기 위해서는 사용자들에게 접근성과 유저 경험을 대폭 늘려야 한다 생각했습니다.
그러한 허들을 낮추기 위해 가격을 낮게 책정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아직도 저는 무엇이 정답이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개발자와 사업가의 관점 차이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만 친구의 말도 충분히 일리가 있었고, 친구는 대표로서 확신이 있었기에 팀원과의 많은 토의 끝에 대표님의 의견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프로젝트가 진행되었습니다.
이 부분도 돌이켜보자면 해당 문제와 관련한 정밀한 리서치를 진행한 후 자료를 뒷받침하여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했다면 더 만족스러운 결정을 내릴 수 있었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직책과 상관없이, 우리의 사업에 관한 무수히 많은 얘기를 팀원들과 나누며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과 영향력을 깨닫는 경험이었습니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결국 저희 프로젝트는 오픈 날이 다가왔고, 드디어 첫 매출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3편
https://yeongjaekong.tistory.com/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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