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대학생 스타트업 회고 (3)

공영재 2023. 2. 28. 23:43

2021년 한 해 동안 창업을 하며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으나

올해 군 입대를 하며 그 기억이 서서히 희미해져 갔습니다.

당시 배운 점들과 그 감정들을 잊지 않기 위해,

블로그를 통해 느낀 바를 상기시키고자 합니다.

 


1편 https://yeongjaekong.tistory.com/7

 

대학생 스타트업 회고 (1)

2021년 한해동안 창업을 하며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으나 올해 군 입대를 하며 그 기억이 서서히 희미해져 갔습니다. 당시 배운점들과 그 감정들을 잊지 않기 위해, 블로그를 통해 느낀 바를 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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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 https://yeongjaekong.tistory.com/8

 

대학생 스타트업 회고 (2)

2021년 한 해 동안 창업을 하며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으나 올해 군 입대를 하며 그 기억이 서서히 희미해져 갔습니다. 당시 배운 점들과 그 감정들을 잊지 않기 위해, 블로그를 통해 느낀 바를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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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매출, 마케팅

 

우여곡절 끝에 판매를 시작하고 마케팅 또한 함께 시작했습니다.
마케팅의 방향성 또한 오랜 시간 머리맞대며 수많은 토의를 진행했습니다.
처음 시작하는 B2C 스타트업에게 가장 어려운 것이 시장에 침투하는 것임을 몸소 깨닫게 되는 과정이었습니다.
 
모든 스타트업이 그렇듯, 더 큰 꿈을 바라보고 있었기에
추후 투자유치를 원할하게 하기 위해선 기업이 성장하고 있다는 지표가 필요했고,
성장의 발판으로 삼기위한 최소한의 성과를 거둬야 했습니다.
 
그렇기에 우선적으로 팀원들이 발품을 팔며, 주 소비층을 고려하여 인스타그램 마케팅을 진행하며 노출 수를 늘려 소비자들에게 인지도를 늘리고자 했습니다. 
그렇게 난생 처음으로 인스타그램 광고도 집행하였습니다.
 

 
노출은 십만 뷰 가까이되었고, 노출 수에 비하면 턱없었지만 외부인분들의 방문 및 구매가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추가적으로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한 서포터즈를 모집하여 패션 및 예술문화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늘려가고자 했습니다.
 
프로젝트 기간이 끝나고, 생각보다 더 많은 매출을 올리며 울림은 조금씩 성장해갔습니다.
 

리빌딩

 

모종의 사유로 같이 창업을 시작했던 팀원 한명을 떠나보내고,
정부 지원 사업에서 얻은 자금으로 인건비를 조달하게 되어 새로운 팀원을 뽑게 되었습니다.
 
면접을 거쳐 콘텐츠/마케팅 분야 팀원을 뽑게 되었고, 조직엔 변화가 생겼습니다.
업무를 더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진행하게 되었고, 조직 문화도 조금씩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모집한 서포터즈 분들의 활동으로 인한 선순환으로 인스타그램 마케팅 또한 더 활성화되었습니다.
 

울림 인스타그램

 
그렇게 저희는 덩치를 조금씩 키웠고, 두번째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첫 프로젝트의 작가님은 창업팀 '울림'의 정체성을 위해 아티스트적 면모가 뛰어난 분을 선정했다면,
두번째 프로젝트에선 대중성을 고려하여 작가님을 선정하게 되었고
그 결과 화제의 드라마 '펜트하우스'에 작품을 제공했던 유명한 아티스트님과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습니다.
 

작가님의 작품

 
이번 프로젝트는 와디즈에서 크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첫 프로젝트와 달리 최대한 지인들을 통한 발품판매없이 진행하려 했고,
성장성을 확인하고자 하는 실험적인 마음으로 마케팅에 비용을 거의 투자하지 않았습니다.
 
실험적인 프로젝트였는데, 생각보다 펀딩을 하는 분이 많으셔서 놀랐지만
그럼에도 목표 금액에는 도달하지 못해 펀딩에 실패하였고, 성공적이었다곤 할 수 없었습니다.
 

방향성의 변화, 끝맺음

 
이러한 방향성으로 계속 진행해간다면 시장에 혁신을 줄 수 없었습니다.
물론 이전 프로젝트의 방향은 초기 자금 마련과 더불어 안정적인 시장 안착을 위한 시도였지만
이렇게 계속 간다면 단순히 아티스트와 협업하는 의류 플랫폼으로 남을 뿐이었습니다.
이처럼 고착된 상황은 투자 유치를 위한 IR 피칭에 있어서도 불리하곤 했습니다.
 
그래서 울림은 몇달 뒤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하게 됩니다.
기존의 예술 문화 플랫폼은 유지한 채 NFT를 접목한 메타버스 시장으로의 진출을 하기로 했습니다.
 
디지털화의 바람이 부는 예술계에 저작권 및 불법복제의 문제가 뜨거운 감자였던 상황에서
NFT를 통한 소유권 보장과 메타버스를 통한 플랫폼으로써의 변화는 혁신적이었습니다.
 
이러한 아이디어를 통해 여러 대회에서 수상을 할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현실화였습니다.
 
플랫폼 만들기에 급급한 주니어 개발자였던 저는
혼자 개발하는 상황에서 NFT와 메타버스 등의 아이디어를 구현하기엔 능력이 부족했습니다.
 
추가적인 투자 유치를 받아 새로운 개발 인력을 뽑을 수도 있었지만,
저는 제 인생에서 중요한 군 문제가 걸려있었기에 선택을 해야했습니다.
 
군대를 가지 않은 상황에서 창업이 주는 불확실성은 제게는 큰 걸림돌이었고,
여태까지 같이 달려온 팀원들에게 정말 미안하게도 창업을 포기하는 결정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제 첫 창업 도전은 그렇게 끝이 났습니다.
 
 

마치며

 

창업을 하며 겪은 수많은 우여곡절들을 짧은 글로 줄이기엔 한계가 있었지만,
창업을 경험하며 느낀 많은 점들을 잊기전에 꼭 기록하고 싶었습니다.
 

배워가는 점

 
무엇보다 가장 크게 바뀐 것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는 기업들도 태초엔 이와 비슷한 과정을 겪으며 성장했을 것입니다.
 
그 과정 속엔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력, 초기 창업자의 전문성, 경영인의 리더십, 팀원들과의 결집력과 신뢰, 비즈니스적인 인간관계, 심지어는 초기 자금까지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요소가 없었습니다.
 
창업을 하기 전까지 '기업'에 대해 크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저 취업 준비를 위한 공부에만 연연하였습니다.
이렇게 창업해본 경험은 만약 제가 다시 창업을 할 때도 일종의 가이던스가 되어줄 것이고,
기업에 취직하여 일하게 될 때도 남들과는 차별화된 사고와 안목을 쥐어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여러 투자사들에게 피드백받으며 기억에 남은 점은,
당연한 얘기겠지만 팀원의 역량(경력, 학벌 등)을 생각보다 더 중요하게 본다는 것입니다.
 
투자자 또한 투자를 진행함으로써 성장성이 큰 기업을 발굴하여 이윤을 남겨야하기에,
각 스타트업의 실현 가능성이 매우 중요할 것입니다.
이러한 기억은 제 스스로의 자질, 즉 전문성을 더더욱 기르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창업에 있어서 중요하다고 느낀 게 있습니다.
바로 팀원들간의 온도입니다.
 
처음엔 다같이 힘을 합쳐 성공하고자 창업을 시작하겠지만, 창업에 임하는 온도는 팀원 모두가 다를겁니다.
누구는 죽기 살기로 임할 수도 있고, 누구는 인생에서 창업보다 중요한 것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 누구는 창업을 하는 도중 가정사, 기타 등등의 이유로 창업에서 빠지거나 소홀해지게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정을 이해하고 배려하며, 올바른 방향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팀원들간의 화합을 이끌어 내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미흡했던 점

 
미흡했던 점도 많았습니다. 너무나 많았습니다.
 
먼저 학교에서 배운 Computer Science 지식들은 원론적이어서 당장 개발을 진행하는데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고,
수백가지의 사이트를 직접 뒤지고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개발을 진행하였습니다.
 

울림 사이트

 
이 과정에서 스스로 부족하다 느끼는 부분이 너무 많았습니다.
특히 프로젝트 오픈 전에 개발을 끝내야 하는 기간을 정했었는데,
압박감과 함께 수많은 에러에 부딪히며 결국 제 때 끝내지 못했던 경험은 팀원들에게 정말 미안하고 좌절했던 순간이었습니다.
 
반대로 그만큼 자신의 개발 능력, 개발 속도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진행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것도
개발자에게 중요한 사안임을 몸소 뼈저리게 체감하였습니다.
 
또 아쉬웠던 점은 지분 구조의 정리입니다.
초기 창업을 할 땐 열정으로 가득차 모두 사업을 성공시키겠다는 의지만 가졌습니다.
창업이 그만큼 성공한 단계도 아닌데 지분 구조를 정하는 것이 의미없다고 생각한 면도 있고,
창업에 있어 각자의 역할 논의만 생각했었고 그의 보상체계인 지분과 보수의 중요성을 잘 몰랐습니다.
 
하지만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고, 매출이 발생함에 따라 지분에 대한 얘기가 자연스럽게 나오게 되었고
지분 구조에 대한 약간의 갈등이 있었습니다.
 
지금와서 돌이켜보면, 초기에 지분관계를 확실히 정해두었다면 훨씬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주간 계약서를 통해 공동창업자의 역할, 출자금, 수익 및 손실의 배분, 의사결정방법 및 퇴사 시 지분 처리에 대한 내용 등을 문서로써 명확히 해두는 것은 설레발 치는 일이 아닌 기업의 더 큰 성장을 위한 초석을 세우는 중요한 작업이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전공 과목에서 CS 지식들만 배우던 제게
현업에서의 기술 스택을 익히고 그 결과물까지 만들어내는 경험,
이를 넘어 공동창업자로서 사업계획서부터 시작하여 창업의 성공을 위해 밤새 방향성을 고민하며
다같이 합심하여 마일스톤을 성취하기 위해 불태웠던 경험은 잊지 못할 기억이었습니다.
 
 
창업을 하며 인연이 닿았던 모든 이들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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